"그 때에 부처가 세상에 출현하리니 이름을 '미륵’ 이라 하리라." <長阿含轉輪聖王經> |
앞서 남사고는 석가 입멸 후 약 3천 년 후에 미륵부처님이 천상의 도솔천에서 지상으로 내려오실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미륵이 출세하더라도 기성종교의 묵은 관념때문에 그 소식을 듣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산에 들어가서 수도(修道)하는 승려들이여! 미륵세존을 고대하라. 석가(釋伽)의 운수는 이미 가고 다시 오지 않으니, 삼천년의 운수로 자신의 도(道)가 끝나고 말세를 당하여 미륵불이 하강할 것을 석가가 예언하였도다. ...미륵불이 출현컨만, 유불선이 부패하여 아는 군자 그 누군가." <格廣遺緣> |
<미륵 상생·하생경>을 보면, 미륵부처님의 천상에서의 위격과 권능에 대한 석가부처의 설법이 나와 있다.
"이곳의 이름은 도솔타천이다. 이 하늘의 주님은 ‘미륵’이라 부르니 네가 마땅히 귀의할지니라." |
미륵부처님의 위격과 권능에 대해서는, 미륵의 어원을 추적해 보아도 알 수 있다. 본래 ‘미륵(彌勒)’의 어원은 범어로 ‘마이트레야(Maitreya, ‘자비로운 어머니’)이며, 고대 인도어인 팔리어로는 ‘메테야(Metteyya, 미래의 구원불)이다.
그리고 미륵의 어원인 ‘마이트레야(Maitreya)’라는 말은 본래 ‘미트라(Mitra)’라는 신의 이름으로부터 유래되었는데, 미트라는 인도·페르시아 등지에서 섬기던 고대의 태양신이다. 그런데 대단히 흥미롭고 충격적인 사실은, 기독교에서 구세주의 뜻으로 쓰이고 있는 ‘메시아(Messiah)’라는 말도 바로 이 미트라(Mitra)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지상에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일정한 성장 기간을 보낸 뒤에 구도의 길을 가신다고 하였다.
"그 때에 미륵님이 집에 계신 지 오래지 않아서 집을 떠나 도를 닦으리라. 계두성이 멀지 않은 곳에 보리수가 있어 이름을 ‘용화(龍華)’라 하나니, 미륵존불께서 그 나무 밑에 앉으시어 무상의 도과(道果)를 이루시니라." <미륵하생경> |
<금산사 미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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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부처님께서 기존의 어떠한 성자들도 더 이상 갈 수 없는 최상의 경지에 이르는 도통을 하게 되는 이 우주적인 대순간을 맞이하여, 마귀의 대장이라는 마왕도 굴복하고 오히려 기뻐 날뛰면서 밤낮없이 7일 동안 미륵부처님을 공경하며 예배드린다고 석존은 전하고 있다.
또한 이 순간을 응하여 삼천대천(三千大千) 세계에서는 우레가 일어나 미륵님이 최상의 도를 이루셨다는 기쁜 소식을 서로 알리며, 이 엄청난 천상의 소식은 사천왕궁(四天王宮)으로, 그리고 염마천·도솔타천·화락천(化樂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범천(梵天) 등 삼십삼천(三十三天)에 차례로 전해진다.
<화엄경:입법계품>을 보면 선재가 덕생동자와 유덕동자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큰 스승을 두루 찾아 구도의 길을 걷던 선재는, 이들로부터 미륵의 도법경계에 대한 한소식을 전해 받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들이 말하기를
"저 남쪽에 해안(海岸)이라는 나라가 있고 거기에 대장엄(大莊嚴) 동산이 있으며, 그 안에 광대한 누각이 있으니 이름은 비로자나장엄장이라. 보살의 착한 뿌리의 과보로 좇아 생겼으며,
… 미륵이 그 가운데에 계시니, 본래 태어났던 부모와 권속과 백성들을 거두어 주어 성숙케하는 연고며,
… 또한 그대에게 보살의 해탈문을 보이려는 연고며, 보살이 모든 곳에서 자재하게 태어남을 보이려는 연고며 …" <화엄경:입법계품> |
또한 <미륵하생경>을 보면 석가부처가 십대제자의 한사람인 우바리(優婆離)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이 미륵께서 미래의 세상에 있어서 마땅히 중생들을 위하여 크게 귀의할 곳을 이루실 것이니, 미륵부처님에게 귀의하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알리라." <미륵하생경> |
이러한 『화엄경』과 『미륵경』의 두 말씀을 종합해 보면, 우리는 미륵부처님께서 이룩하실 구원의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다.
‘거두어서 성숙케 한다’는 말의 뜻은, 마치 가을에 오곡을 결실함과 같이 이제까지의 윤회를 매듭짓고 모든 인간 종자를 열매 맺게 해 주는 가을개벽을 의미한다. 미륵부처님은 이 개벽기에 인류가 몸붙일 새 도법을 열어 주시는 분이다. 이에는 『미륵경』 연구의 대가 이종익 박사의 다음과 같은 집약된 표현이 매우 적절할 것이다.
"석가세존이 심어 둔 공덕의 나무가 미륵불이 나오실 ‘용화세계’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된다." <미륵성전:173쪽> |
즉, 석가부처가 설하고 염원한 진리의 불국토를, 새 차원의 도법을 여는 미륵부처님께서 현실세계에 이루어 주신다는 말이다. 본래 ‘용화(龍華)’란 말은 불사(不死)의 조화를 뜻한다. 신라시대에는 용을 미시(未尸: 죽음이 없다는 뜻)라 하였다. 따라서 용화란 불로불사하는 영생의 조화정신을 말한다.
백절불굴하는 모범적인 구도자의 웅지를 보여 주는 선재 동자는, 미륵부처님을 병든 세상을 어루만져 고치시는 의원으로 노래하고 있다. <화엄경:입법계품>을 보면 선재 동자가 미륵님을 찾아 알현하는 모습이 드라마의 한 장면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먼저 선재가 미륵님을 찬탄한다.
"중생들이 번뇌병에 얽힘을 보시고 불쌍하게 여기는 큰 마음 내시어 지혜약인 감로수로 소멸케 하시니 이 곳은 병든 세계를 고치는 위대한 대왕이 머무시는 곳이니라. <화엄경:입법계품> |
이에 미륵님께서 선재 동자의 찬탄에 대해 이렇게 답하고 계신다.
한량없는 중생들이 인과(因果) 속에 빠졌으니 법수레를 운전하여 고통바퀴 끊게 하리라. 부처님의 종자로써 법 종자를 맑게 하고...... <화엄경:입법계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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