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민족혼을 일깨우는 개벽실제상황 |
‘한’민족은 누구인가?
우리의 국호 ‘대한’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이 책의 2부 ‘대한의 문’에서 저자는
우리의 이 근본 물음에 대해서
기존의 식민사관과 실증사관의 틀에 얽매인
구태의연한 답들을 크게 뛰어넘는 담론을 펼치고 있다.
즉 ‘왜 그런가? ’라는 의문을 제시하면서
방대한 사료를 통해 보다 실체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2부에서 저자가 밝히고자 하는 것은 조선이 천자국이고, ‘한’민족은 ‘천자국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이를 밝히기 위해 저자는 우선 중국 문헌 속에서 그 단초를 열어가고 있다. 즉 후한 때 채옹이라는 학자가 쓴 『독단』에서 “천자는 동이족 임금의 호칭”이라는 기록을 통해 천자라는 명칭 자체가 동방족 문화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밝혔다. 또한 유가의 경전인 『서경』에서, 이상적인 성군이라고 하는 순(舜) 임금이 “동쪽으로 순행하여 산천에 제를 지내고 동방의 임금을 알현하였다”(東巡望秩 肆覲東后)는 구절을 분석하여 순임금이 천제를 올리고 알현한 동방의 천자가 여러 정황상 단군왕검일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천자의 나라인 천자국은 당연히 고조선이어야 하는데 어째서 중국이 천자국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저자는 명쾌한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즉 고조선에서 순 임금 때의 관리였던 우(禹, 하 나라의 건국자)에게 중국의 홍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오행치수법을 전해주는 과정에서 천자제도의 근본정신이 담긴 금간옥첩이 전해짐으로써 고조선의 천자문화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로부터 조선이 천자문화를 되찾는 과정은 지난하였다. 결국 4,000여년이 지난 후 조선의 실질적인 마지막 임금 고종에 의해 천자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국호를 ‘대한’으로 바꾸고 원구단에서 천제를 올리며 황제의 황통을 회복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천자국의 후손인 ‘우리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그것을 부정하려 한다. 상고시대의 신교와 상제문화, 그리고 천자문화의 존재 자체를. 더욱이 한민족이 동방 신교문화의 주역이며 상제문화의 주체이며 천자문화의 정통을 지닌 후손이라는 사실까지도 말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저자는 이 점을 개탄하고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그 해답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 동북아에서는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2002년 ‘동북공정’을 발표하여 옛 단군조선, 고구려, 대진국(발해)의 영토였던 만주와 한반도 북녘 땅까지도 중국의 역사 강역, 고유 영토로 만들겠다는 흉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한민족 고대사 전체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음모로서 단순한 과거사 차원의 문제를 넘어 우리의 미래까지 위협하는 끔직한 역사 찬탈이다. 그리고 일본은 식민지 시대부터 조선 상고사 왜곡에 앞장서 왔다. 고대 한반도의 남쪽을 경영하였다는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정부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어처구니없는 독도영유권 주장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역사왜곡을 저지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저지르는 이러한 역사왜곡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기실 그동안 역사왜곡이니 주권침해니 말들을 많이 하였지만 그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여기에는 ‘종주국’ 싸움이라는 커다란 역사 이면의 치열한 갈등이 숨겨져 있다고 저자는 진단하고 있다. 바로 앞서 말한 천자국의 종주권 싸움이다.
이런 역사의 혼란과 회의에 한민족이 위상을 확인하고 민족적 자존을 세우려는 역사의식을 한껏 고취시켜 주는것이 ‘간(艮)도수’이다. ‘간도수’는 역사 비밀의 빗장, 곧 ‘대한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여기서 ‘간도수’라 함은 『주역』에서 ‘간방에서 말씀이 이루어지고[成言乎艮], 만물이 간방에서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작도 그곳에서 시작됨[終於艮 始於艮]’을 뜻함에서 풀어볼 수 있다.
간방은 동북방이고 다름 아닌 조선의 한반도이다. 이 간도수는 한반도에서 한 시대(선천)의 끝매듭과 우주의 새로운 시대(후천)의 시작이 이루어진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천자국의 후손인 ‘한’민족의 터전이다. 때문에 ‘한’민족은 간도수의 섭리를 마음에 품고 새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는 역사의식을 지녀야 한다.
지금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역사전쟁의 실체를 가슴속 깊이 인식하고 “제 나라 역사가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깨달아야 한다. “역사를 훔친 민족보다 지키지 못한 민족이 더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질책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언급한대로 동북아 역사전쟁은 ‘한국 고대사의 실상’에 대한 시원역사의 종주싸움이다. 한민족의 고대사는 역사연구가들에게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어 다루기를 기피하는 분야이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이루어지는 고대사를 둘러싼 쟁점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사료의 문제이다. 『환단고기』『규원사화』 등 “한민족 고대사 7천년이 담긴 소중한 자료들”을 ‘지엽적인 이유’로 거부해버리는 태도이다. 수십만 권의 역사서들이 일본과 중국에 의해 왜곡되고 사라진 마당에, 한국의 뿌리역사를 찾을 수 있는 이러한 사서들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째는 단군의 실재성에 대한 쟁점이다. 그러나 ‘한’(韓)의 뿌리가 바로 하늘의 광명, 환(桓)에 있음을 안다면, 단군은 말할 것도 없고 인류문명의 뿌리시대이자 최초의 황금시대인 ‘환국’과 동방 한민족의 최초의 시원국가인 ‘신시배달’이 실재했음도 당당히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고조선의 강역에 관한 논쟁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교의 삼신관에 근거를 둔 단군왕검의 국가통치원리인 삼한관경제(三韓管境制)를 알아야만 한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단군왕검은 삼신의 덕성, 즉 조화신, 교화신, 치화신을 바탕으로 고조선을 삼한, 즉 진한, 번한, 마한으로 나누어 통치하였다. 또한 본래 단군조선의 통치강역은 만주, 요서, 한반도에 걸쳐 광대하게 뻗어 있었다. 우리는 이를 대륙 ‘삼한(북삼한)’이라 한다. 그리고 이후 고조선이 망하면서 그 유민들이 한반도 남부로 이주하여 재건한 삼한이 ‘남삼한’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찍이 신채호 선생이 밝힌 바 있다. 소위 북삼한과 남삼한은 “대한주의 대륙사관”과 “소한주의 반도사관”의 문제로 나누어진다. 역사왜곡은 소한주의 반도사관만을 인정하고 가르침으로써 대한주의 대륙사관을 부정해버린 것이다.
이 외에도 넷째로 기자조선의 문제, 다섯째는 위만조선을 둘러싼 논쟁, 그리고 여섯째는 한사군을 둘러싼 논쟁 등이 있다. 이러한 논쟁들도 모두 중국과 일본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논쟁의 결론들은 대개 ‘한민족 상고사의 부정’과 ‘타율적인 조선관’으로 나타나 민족의 역량을 떨어뜨리고 조선침략과 식민지화를 정당화시키는 기능을 하였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여기에 우리민족의 역사학자들도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동조한다는 사실이다. 단지 인정할 만한 역사적인 기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저자는 이러한 쟁점 문제들에 대해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하면서 아울러 ‘승자와 패자가 뒤바뀐 탁록대전’[擒殺蚩尤]의 문제, 그리고 임나일본부설의 문제점까지 정리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한민족 고대사와 관련된 다양한 쟁점들을 거침없이 다루면서 기존의 상식화된 잘못된 역사의식에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통곡하는 한민족사’의 국통을 바로 세우고 ‘뿌리뽑힌 한민족의 혼’을 되살려야 한다.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三足烏)가 일본 축구단의 문양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에 민족적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 씁쓸함으로 마냥 자책하며 살아갈 수도 없다. ‘물증 없이 역사 없다’는 실증주의 사관(史觀)으로 한민족의 고대사가 부정되는 것을 마냥 넋 놓고 바라볼 수만도 없다.
역사는 물증으로만 밝혀지는 것이 아니다. 진실을 지닌 수많은 자료들이 중국과 일본 심지어는 우리 자신들에 의해 감춰지거나 사라져버린 현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그나마 남아있는 자료에서 진정한 역사를 깨닫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가? 쓰나미와 같은 엄청난 파도의 역사의식이 우리의 마음을 휩쓸고 지나가야 한다. 오로지 깨어있는 역사의식만이 진정한 천자민족으로서 우리 한민족이 가야할 길이 어디인가를 가르쳐준다. 이 책의 1부 ‘신천지의 문’에서 밝혔듯이, 지금은 가을 대개벽기이다. 깨어있는 역사의식 없이는 다가오는 개벽기를 결코 극복 할 수 없다.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이제 천지의 시비를 바로잡는 가을개벽을 맞이하여, 우리는 묵은 기운을 깨부수는 깊은 자기반성과 민족의 정체성을 부정한 잘못에 대한 철저한 참회를 바탕으로 민족사 인식을 완전히 개벽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신천지의 추살바람이 가장 먼저 닥쳐오는 개벽의 땅에 태어나 ‘간(艮)도수 섭리’를 실현해야 하는 우리는 속히 잠자는 민족혼을 일깨워 천지대업에 참여해야 한다.”
감성적인 맑은 언어로 다듬어진 2부를 읽으면서 독자들은 우리 역사에 대한 바른 실상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고, 우리 민족의 비전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천자국의 후손이자 다가오는 개벽기에 인류를 구원할 민족의 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읽지 않을 수 없는 소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