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 상제님은 어떤 분이신가? |
- 안경전 종정님 말씀 -
상제님은 어떤 분이신가?
본래 상제上帝에서 ‘상上’은 ‘천상의’란 뜻도 있지만, 이 우주에서 가장 높은 곳에 계신다는 의미다.
그럼 ‘제帝’는 무슨 뜻인가?
이 우주는 도道가 있어서 돌아간다. 그런데 철학을 하는 사람이나 수행 좀 한다는 사람들, 뭘 믿는다는 사람들이 보통 ‘도를 닦는다.’고 말한다.
이 도를 다스리는 분이 바로 ‘제帝’다. 제는 하나님 제 자다. 그런데 도 닦는다는 사람들이 거반 상제님이 있다는 걸 모른다. 백 명이면 99명이 도만 얘기하지, 도를 다스리고 대우주의 도의 이상, 그 궁극 목적을 완성하는 도의 주재자가 있다는 걸, 확연히 깨쳐서 말하는 이가 드물다.
‘상제’란 말로 볼 때, 이 우주를 다스리는 분은 인격신이다. 이 우주의 질서를 다스리기 때문에 통치성이 강조되고, 우주의 전 역사를 다스리기 때문에 역사성이 강조된다.
따라서 동양의 상제관, 하나님관은 서양의 창조신관과는 전혀 다르다. 동양의 관점은 서양에서처럼 ‘하나님이 우주를 빚었다, 하늘과 땅도 창조했다, 인간도 창조했다.’ 이게 아니다!
동양의 창조론인 개벽문화에서는, 진리의 두 눈, 즉 신도神道와 우주의 이법理法을 동시에 얘기한다.
그 동안 선천문화에서는 이것이 구분돼 있질 않았다. 우주의 이법은 본래부터 우주 속에 있는 것이지 창조되는 게 아니다. 그러니 지금 서양의 종교는 우주론이 잘못돼 있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다. 또 불가에서도 그 동안 우주의 이법을 얘기한 사람이 없다. 석가모니부터가 그걸 몰랐다.
상제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석가가 알고 하였으나 원억(寃抑)의 고를 풀지 못하였거늘” (道典 2:81:6)
“석가모니가 알고 하였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가?
석가모니가 고행을 해서 뭘 좀 알긴 알았지만, 인간의 원과 한의 고를 풀지 못했다는 말씀이다. 지금 원과 한의 살기가 천지에 충만해서 터져 나오기 때문에, 석가모니의 수준에서는 손 쓸 수가 없다.
불가는 앉아서 마음 닦는다고, 화두 들고서 몇십 년 보내지만, 인간의 고통 문제가 이 우주 질서와 어떤 연관 작용을 맺고 있는지, 인간의 원과 한이라는 게 무엇 때문에 파생된 건지 알지 못한다.
우주가 봄여름 선천의 시간대에서 상극의 질서로 인간과 만물을 낳아 기르는데, 그 결과 모든 생명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원과 한을 품고 죽는다. 그게 선천역사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먼저 원한을 끌러줘야 된다.
그것은 오직 이 우주의 살림살이를 주관하시는 참하나님, “공자·석가·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보냈노라.”고 하신 우주의 주재자 상제님만이 끌러주실 수 있는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눈뜬 이가, 1552년에 이태리에서 태어나 예수회에 몸담고, 서른 살에 중국에 와서 57세에 세상을 떠난 이마두(마테오 리치) 대성사님이다.
이마두 대성사가 중국에 와서 유교, 불교, 도교를 공부하고, 중들 복식 입고, 유학자들 옷 입고 다니면서 천주님 복음을 전하다 보니 ‘아, 동양에 상제문화가 있더라, 동양에서 하나님을 상제님으로 모시고 있더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내가 모시고 있는 하나님하고 천주님이 같은 분이다.’ 라는 걸 깨닫는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마두 대성사는 죽어 천상에 올라가서, 천국문명을 배워 서양의 과학자들에게 알음귀를 열어주었다. 그렇게 해서 이뤄진 게 서양의 근대문명이다.
“그러나 이 문명은 신을 부정하기 때문에, 신도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서 인간이 모든 죄악을 꺼림없이 범행하므로, 이에 이마두가 원시의 신성과 부처와 보살들을 거느리고 천상 구천에 있는 나에게 하소연해 오므로, 내가 차마 그 뜻을 물리치지 못하고 이 세상에 스스로 내려오게 되었다.” 이것이 상제님이 강세하신 이유 가운데 하나다.
모든 것이 상제님으로부터 다시 새롭게 된다
상제님은 전라북도 고부 객망리 강씨 문중에 한 인간으로 태어나 소년시절, 청년시절을 보내시고, 서른 살 되시던 해에 “모든 것이 나로부터 새로 시작된다.”는 엄청난 말씀을 선포하신다.
“이제 모든 것, 즉 하늘과 땅과 인간의 역사, 이 우주의 전 역사가 나로부터 다시 시작된다.”
이 한 마디 말씀에, 선천문화를 마무리하는, 아주 강력하고도 만인의 가슴을 시원스럽게 해주는, 새 진리의 파격성이 담겨있다.
“이제 모든 것이 나로부터 다시 시작한다! 우주의 역사가 나로부터 다시 시작한다. 하늘과 땅, 자연의 질서도 나로부터 다시 시작한다.
내가 선천 상극의 운수를 문닫고, 모든 생명이 서로가 서로를 잘되게 해 주는 상생의 도심, 생명의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새 질서를 연다.”
여기서 자연개벽의 문제가 나온다.
그리고 새로 개벽되는 성숙한 가을의 자연질서를 바탕으로, 인간의 문명질서를 바꾼다. 여기서 다시 문명개벽의 명제가 제기된다.
그런데 지금처럼 낡은 의식에 절어있는 인간이, 자연과 문명의 상생 질서를 어떻게 열겠는가. 상극의 정신으로 꽉 차서, 저만 잘되려 하고, 제 민족 중심 사고에다가 전부 국가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데, 어떻게 지구촌 사람들 모두 한마음 되는 세상을 열 수 있는가!
불가에서 석가모니가 도통을 하고는, ‘한 3천 년 후면 내 법이 씨가 안 먹히는 말법이 되는데, 그 때 천상 도솔천의 천주님인 미륵님이 인간으로 오신다.’고 했다.
『미륵 하생경』을 보면, “그 때는 사시四時의 기후가 고르게 되고, 만백성의 마음이 한 뜻이 된다. 그걸 ‘울단월鬱單越의 세계’라고 하는데, 서로 웃으며 즐겁게 사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석가는 자기 아들 라훌라와 수제자 마하가섭, 군도발탄, 빈두타 등 네 사람에게 “너희들은 나의 법을 받아 열반에 들지 말고 기다렸다가, 앞으로 인간으로 오시는 도솔천의 천주님, 저 하늘의 하나님의 도를 받아 열반에 들라.”고 한다.
불교의 결론이 이것이다. 석가모니가 자기 아들 라훌라에게 말한 바 ‘내 법을 받아 도통하지 말라. 나를 믿지 말라.’는 것! 이것이 석가모니 진리의 파격이다. 『미륵 상생경』 『미륵 하생경』을 한번 보라. 이 말은 곧 ‘내 법으로 마음공부는 하지만, 그게 궁극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상제님이 선천의 동서양 인간 가운데, 칭찬해주신 네 분이 있다. 첫 번째가 서양사람 이마두 신부, 두 번째가 정의롭기로 천지 역사 일인자 관운장, 세 번째가 천하사 정신을 전한 강태공, 그리고 마지막이 불가의 교주인 석가모니다. 상제님이 그 네 사람을 말씀하신 이유가 있는데, 그 상세한 건 다음 기회에 다시 전하기로 한다.
천지질서를 뜯어고치신 천지공사
상제님은 “내가 이제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새 세상을 연다.” 하시며, 대우주를 다스리는 조화옹 하나님으로서 새 우주를 창조하는 개벽공사, 천지공사를 집행하셨다.
이 세상 인간역사가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질서를 뜯어고쳐 정해놓은 개벽공사가 바로 천지공사다.
천지공사에 대한 상제님 말씀을 보자.
* 나의 일은 천지를 개벽함이니 곧 천지공사라.
선경세계는 내가 건설하나니
나는 옛 성인의 도나 옛 가르침으로써 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낡은 삶을 버리고 새 삶을 도모하라.
묵은 습성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그 몸이 따라서 망하느니라. (道典 2:47:1~3)
* 이제 혼란키 짝이 없는 말대(末代)의 천지를 뜯어고쳐 새 세상을 열고 비겁(否劫)에 빠진 인간과 신명(神明)을 널리 건져 각기 안정을 누리게 하리니 이것이 곧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 (道典 2:24:1~3)
상제님은 선천의 상극 세상을 문닫고 하늘과 땅과 인간과 신명이 상생으로 사는 새 세상을 여신다. 그것을 이루시기 위해 상제님은 먼저 이 우주에 있는 신명세계를 통일하셨다.
선천세상에서는 천상 신명계가 통일돼 있지 않았다. 각 민족과 국가 단위, 각 종교 단위로만 열려 있고, 또 동양과 서양 신명들도 서로 넘나들지 못했다. 그 영향으로 인간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었고, 문명도 교류되지 못했다.
상제님이 처음으로 이 우주의 신도세계를 통일하시고 ‘조화정부造化政府’라고 이름 붙이셨다. 그리고 조화정부를 주재하시어, 거기서 인간역사의 진행과정을 세세히 심판해서, 앞 세상 나아갈 시간표를 짜놓으셨다. 그것이 천지공사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이렇게 묻는다.
“그렇다면 천지공사란 게 운명론입니까, 예정론입니까?”
그건 그렇게 단순히 쉽게 잘라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상제님은, 전 인류가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서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궁극으로는 그렇게 밖에 되어질 수 없는 가장 이상적인 방향, 천도天道와 지의地義와 인사人事에 가장 합리적인 최상의 길로 나아가도록, 역사의 운로를 짜놓으신 것이다.
곧 상제님은 ‘파리 죽은 귀신이라도 원망이 붙지 않게’ 대우주 신명들의 공의를 받들어, 우주를 통치하시는 무상의 조화권을 바탕으로 해서 인간역사의 판을 짜놓으셨단 말이다.
그래서 증산도를 공부하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이 세상 돌아가는 틀을 환히 다 알 수 있다.
(도기 132년 양력 3월 28일 울산지역 개벽 대강연회 말씀 중에서)
불교, 천주교, 기독교가 이땅에 들어오기전,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한민족의 생활속에는 상제님을 받드는 문화가 수천년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왼쪽 위의 글자는 임금 제帝자의 고대문자로 원래는 하나님 제帝 자였다. 왼쪽의 강화도 마리산 참성단은 BC2283년에 초대 단군왕검때 쌓은 제천단이며 단군왕검이 직접 삼신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던 곳이다. 오른쪽 원구단은 1897년 대한제국 당시 고종이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며 황제(皇帝)즉위식을 거행했던 곳이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하느님이란 곧 상제님 구한말 대한제국 당시 공식 제정,선포했던 대한제국 애국가는 상제님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이다. 위 악보는 1914년 <최신창가집>에 기록된 애국가로, ‘상제는 우리 황상을 도우소서’라는 원래의 구절이 ‘대한’으로 바뀌어 있다. (「KBS수요기획-부르지 못한 노래, 대한제국애국가」 2000년 3월8일 방송)
한국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대소설이며 손꼽히는 판소리의 하나 심청전을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다. 그만큼 한민족의 전통 정서를 반영한 이 소설속의 주인공 효녀 심청이를 살려준 사람이 상제님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같다. (사진은 1994년 발간된 『김광순 소장 필사본 한국고소설전집』에 실려 있는 심청전이며, 19C말∼20C초 무렵으로 추정)
<하나님, 미륵불, 상제, 옥황 등 호칭만 다를 뿐, 다 같은 한 분-상제님을 지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