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웅천황의 배달국 시대 통치체제는 오사(五事)조직으로 이 또한 오행원리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오사는 각각 주곡(主穀) - 주명(主命) - 주병(主病) - 주형(主刑) - 주선악(主善惡)으로, 상호독립된 조직이면서도 상호연관된 기능을 수행했다. 그리고 단군조선의 정치제도였던 5가(五加, 마가, 우가, 양가, 구가, 저가)제도 역시 오행원리에서 비롯되었다. (참고 : 『환단고기』, 삼성기(上)) 그리고 경복궁 근정전을 가보면, 임금이 앉는 용상의 뒷편으로 일월오봉병(日月五峯屛)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해와 달 그리고 다섯 개의 봉우리를 그린 병풍으로, 해와 달은 음양을, 다섯 개의 봉우리는 오행을 상징한다. 조선시대, 임금이 앉는 곳은 어디든 이 병풍을 둘렀는데, 이는 천지의 우주원리를 한 몸에 안은 인사의 절대권자로서 천자의 위격을 상징한 그림이었던 것이다.
| 또한 옛날 궁궐을 지을 때, 바깥쪽으로는 4방위에 동대문, 남대문, 서대문, 북대문을 만들고, 그 가운데에 중궁(中宮) 자리를 만들어 오행의 이치를 그대로 따랐다. 정신문화속의 음양오행 음택과 양택을 따지고, 인간에게 해로운 수맥(水脈)을 찾아내는 풍수지리도 음양오행의 원리를 바탕에 깔고 있으며, 사주팔자(四柱八字)로 인간의 운명을 헤아리는 점술과 비결도 연, 월, 일, 시의 음양기운을 따지는 이치가 들어있다. 정신적 유산의 결정체인 종교와 철학에서도 우주원리는 빠지지 않는다. 음양오행원리는 단군조선시대 오행치수법을 통해 동이족(東夷族)에게서 한족(漢族)에게 전수되었으며, 후에 도교나 유교의 이념에 그대로 녹아들어 우리나라로 역수입 되었다. 불로장생을 목적으로 연단술(煉丹術)과 양생술(養生術)을 주 수련법으로 하는 도교(道敎) 역시 음양오행사상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으며, 주역(周易)을 주 경전으로 삼고 있는 유교(儒敎) 역시 음양오행사상이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한민족은 태극인(太極人)으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태극으로 된 마음을 가지고 태극으로 된 언어를 구사하며, 태극의 선으로 된 한복을 입고, 태극으로 된 음식을 먹으며, 태극으로 된 자연의 순리에 따라 태극의 삶을 살아 온 것이다. 그 동안 자신의 뿌리를 잊고 살아온 우리들은 이제 선조들이 이룩한 문화의 위대함을 깨달아, 한민족 본래의 위상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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