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6일 “강원도 고성 문암리 신석기 유적(사적 426호)에서 상·하 두개 층으로 구분되는 밭 유적이 발견됐다”고 밝히며 발굴 현장을 공개했다.
연구소는 “문암리 밭 유적은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발견된 밭 유적으로 중국, 일본에서도 아직 발견된 사례가 없다”며 “이번 밭 유적 발견은 신석기 시대 농경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했다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밭 유적 중 가장 빠른 시기의 것은 청동기시대(기원전 1500년~기원전 400년)의 유적이다. 그동안 신석기 시대 유적에서 돌괭이, 보습, 갈판, 갈돌 등 농경 관련 석기류와 조 등의 곡물이 탄화한 상태로 발견돼 밭의 존재 가능성을 추정하긴 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밭 유적의 확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밭 유적을 신석기 시대의 것으로 확정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증거는 하층 밭과 5호 집자리의 토층 간의 관계다. 5호 집자리의 토층에서 집자리가 기존에 일궈진 하층 밭을 터파기해 조성됐음이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5호 집자리 바닥에서 출토된 빗살무늬토기편 4점은 신석기 중기(기원전 3600년~기원전 3000년) 유물로 편년된다. 이는 하층 밭이 신석기 중기 이전에 조성됐음을 보여준다. 또한 하층 밭의 토양을 시료로 OSL(광자극 루미네선스 측정) 연대 측정한 결과 약 5000여 년 전의 것으로 나타났다.
문암리 신석기 유적은 지난 1998년 집자리, 야외 화덕자리, 덧무늬토기 등 다수의 유구와 유물이 발견돼 2001년 2월 사적으로 지정됐다. 2002년에도 집자리와 매장유구, 무문양토기, 옥 귀걸이 등이 발굴되는 등 중부 동해안지역의 신석기 문화상 연구의 보고다.
연구소는 “농경과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자 유적퇴적 환경 분석, 규산체 분석, 토양미세형태학적 분석 등의 다양한 과학적 분석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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