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년도 지구년이 둥글어가는 방법과 똑같이 생장염장의 법칙으로 둥글어가는데, 우주 1년의 변화 과정을 가만히 살펴보면, 봄에는 물건을 내고 가을철에는 죽이는 것뿐이다.
천지라 하는 것은 바로 춘생추살(春生秋殺)만 거듭 되풀이한다. 봄에는 내고, 가을에는 죽이고! 내고 죽이고, 내고 죽이고! 천지는 바로 이것을 위해서 일초 일각도 쉼 없이 둥글어가는 것이다. 그 이상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지구년의 추살이라 하는 것은 열매를 맺어 오곡이 풍등하니 "천고마비지추(天高馬肥之秋)라",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구나. 풍성한 가을이로다' 하고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우주년은 다르다. 우주년의 추살은 직접 사람을 개벽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 지구상에 한 사람도 못 살게끔 되어 있다.
가을개벽에는 그 어떤 누군가가 죽이는 것이 아니고, 춘생추살이라는 이법에 의해서 천지에서 죽이는 것이다. 지구년의 가을에 상설(霜雪), 서릿발과 눈발이 내려서 풀 한 포기도 안 남기고 초목을 다 말려버리듯이 말이다.
우리 인간의 욕심으로 보면, '그것 참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도대체 왜 죽이느냐?' 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초목이라고 할 때, '가을철에 왜 상설 기운이 와서 우리를 다 죽이느냐?' 하고 억울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장(死藏)이 없으면 그 다음 생명체를 다시 낼 수가 없다. 그게 천지의 이법이다.
천지 이법이 이렇게 생사양로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죽이는 때이다. 참으로 야속하고 원망스럽지 않은가? 나도 죽고 너도 죽고, 박가도 죽고 김가도 죽고 최가도 죽고, 중국사람도 죽고 일본사람도 죽고 미국사람도 죽고, 다 같이 죽는다.
부자도 죽고 천하에 귀한 사람도 죽고, 늙은이도 죽고 젊은이도 죽고, 금방 생겨난 애기도 죽고 열 살 먹은 어린이도 죽고, 지식 있는 학자도 죽고 무식쟁이도 죽고, 대장도 죽고 졸병도 죽고, 심술쟁이도 죽고 착한 사람도 죽는다.
천지의 정사(政事)가 그렇게 되어져 있다.
천지는 작년에도 봄철에 물건 내서 가을철에 죽여 버렸고, 재작년에도, 십 년 전에도, 백 년 전에도 그랬고, 백 년 후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상제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장차 천지에서 십 리에 사람 하나 볼 듯 말 듯 하게 다 죽이는 때에도 씨종자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십리면 4킬로미터 아닌가. 4킬로에 한 사람 볼 듯 말 듯 하게 다 죽이는 때에도 씨종자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 죽으면 하늘땅밖에 남지 않는데, 그것을 어떻게 하나. 그래서 상제님께서 '다만 씨종자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고 말씀하신 것이다.<천지의 도 춘생추살> p.44~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