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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산도 도전11:123
증산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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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를 중국사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의 주요 내용을 보면 이러하다. 중국 정부는 2002년 2월부터 동북지역의 역사와 현황에 관한 학술작업인 동북공정을 대형 국책사업으로 지정했다. 아울러 고구려사 편입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데 3조여원의 예산을 투입, 동북공정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동북공정의 기본 목적을 고구려와 발해에 관련된 자료의 수집, 유물·유적의 발굴 보존에 두었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먼저 지안현의 광개토대왕비와 장군총 등의 정비사업을 벌였다. 그 주변 수천 채의 민가를 헐어내고 내부를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켰다. 그 근거로 크게 다섯 가지를 들었다. 첫째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朱蒙)이 중국의 고대 역사에 등장하는 고이족과 고양씨(高陽氏)의 후손이라는 것, 둘째 고구려 왕들이 중국에 조공(朝貢)을 하고 책봉을 받았기 때문에 고구려는 중국의 속국이라는 것, 셋째 고구려가 벌인 수·당과의 전쟁이 국가간 전쟁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벌인 통일전쟁이라는 것, 넷째 고구려가 멸망한 뒤 그 유민들이 거의 당나라로 끌려가 한반도에서 고구려의 혈연적 계승이 단절되었다는 것, 다섯째 고구려의 왕족은 고씨이고 고려의 왕족은 왕씨여서 혈연적 계승성이 단절되었다는 따위의 근거를 제시했다.

이 논리의 허구성을 지적해보자. 첫째 고양씨의 후예문제이다. 고이족은 산둥지방에 살았던 부족이었다. 고양씨는 중국 고대사(기원전 2500년)에 제왕으로 등장하는 전설의 인물이다. 중국의 역사학자들도 그 인물의 실체를 인정치 않는다. 고구려 왕실이 고씨 성을 가졌다 할지라도 고양씨의 시대와는 2,000여년(고구려 건국은 기원전 37년)의 간격이 난다. 아무런 혈연적 관계가 없다.

둘째 조공문제는 더욱 허무맹랑하다. 중국 제국은 명분을 중시하여 스스로 천자국이라 표방하고 주변국가에 조공을 하게 했다. 조공은 하나의 중화주의적 외교 관례요, 무역교류였다. 이를 거절하면 교류를 단절하고 때로는 정벌을 단행했다. 따라서 조공은 명분을 주는 외교 형식이었다. 중국의 주변국인 조선을 비롯해 일본·유구(오키나와)·태국·베트남 등이 모두 조공관계를 맺었다. 이들 국가가 모두 중국의 지방정권이라 우길 수 있는가?

또 고구려 또는 발해의 왕들이 때때로 책봉을 받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 권한이 아닌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위에 든 조공국들도 책봉을 받아 형식적 승인을 받았을 뿐, 중국에서 왕들을 갈아치울 수도 없었고 책봉을 거절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었다.

셋째 수·당과의 전쟁을 통일전쟁으로 보는 주장은 더욱 논리에 어긋난다. 고구려는 요동 일대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장성을 쌓고 대항했다. 엄연히 지방정부 차원이 아닌 독립국가로 견고한 방어망을 구축하고 대항했다. 지난 세계문화유산 신청 때에도 요동 일대에 널려 있는, 충분히 보존가치가 있는 고구려의 여러 성들을 등재신청하지 않았다. 이는 요동 일대에서 고구려가 중국과 오랜 세월에 걸쳐 벌인 전쟁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넷째 고구려 유민들이 중국 관내로 끌려가 혈연적 계승성이 단절되었다는 것은 더욱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유민들은 신라로 넘어오기도 했으나 대부분 고구려 영토 안에서 그대로 안주했다가 발해를 건국했던 것이다.

다섯째 고려 왕실의 성씨가 왕씨여서 혈연적 계승이 단절되었다는 것은 더욱 언어도단이다. 중국의 역대 왕조에서 혈연적 계승을 이룩한 경우는 전한·후한·촉한, 또는 북송·남송 등 두어 경우에만 해당된다. 중화민국을 이룩한 손문은 멸청흥한(滅淸興漢)을 내걸고 이민족 왕조인 청나라 타도에 나섰는데 그 정통성을 혈연에 두었다는 말인가? 고려는 엄연히 민족사적 정통성을 내세우고 고구려를 계승한다고 표방했다. 따라서 동북공정의 기본 설정은 모조리 허구일 뿐이다. 중국 근대사학은 까마득한 고대사를 거의 부정하고 은(殷) 왕조부터 역사의 실체로 인정하고 있다. 또 중국의 역사에서 조공국을 주변의 오랑캐로 인정해왔다. 더욱이 고구려가 벌인 수당전쟁을 국제전쟁으로 기술해왔다.

그런데도 고구려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만들려는 의도에 따라 지난 역사기술 또는 방법론을 모두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한 뒤 과학적 역사방법론으로 쓰여졌다는 중국 역사를 모조리 다시 써야 한다. 여기에는 딱 한 가지 진실만이 있을 뿐이다. 곧 옛 고구려 영역이 현재 중국 관내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 밖에는 모두 허구이며 날조이다. 그러니 다른 의도가 숨어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추진 배경을 다음 몇 가지로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 통일이 이루어지면 중국은 북한지역에 대해 고구려 땅의 영유권을 주장할 명분을 만들어내 대동강을 경계선으로 삼자고 우길 수도 있을 것이다. 통일에 즈음하여 북한 주민들이 대량으로 국경을 넘어 연변 일대로 이주하여 민족적 갈등을 유발하고 독립을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은 고구려·발해 그리고 간도 영유권을 확실하게 하여 이런 요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3년부터 국경지대에 15만명의 병력을 배치하여 국경선을 지키고 있는 것도 단순히 탈북자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압록강 너머 봉성 일대의 책문(柵門)에 조선인들이 대거 거주했으며 공한지나 다름없는 간도 일대에도 19세기 후반기까지 조선인들이 90% 정도가 거주하였다. 그리하여 1880년대 간도 영유문제로 분쟁이 야기되었으며 1909년 일제는 간도영유권을 포기하고 청나라 영토라는 간도협약을 맺은 적이 있다. 간도영유권 포기는 원천적 무효임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겠다.

그러면 현재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구려의 유적을 인류 공유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보아 보존 관리하고 세계에 알린다면 보편사적 관점에서 나무랄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대응논리는 이런 관점에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고구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 중요한 일은 고구려 연구가 미흡해서 고구려사를 왜곡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고구려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정부의 적극적 대처가 요구된다.

앞으로 두 나라는 심각한 역사전쟁이 벌어질 위험성이 있다. 옛 영토를 회복해야 한다는 운동은 절대 지양해야 하나 지금부터 진행되고 있는 역사전쟁을 결코 소홀하게 대처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이화 역사학자

경향신문,경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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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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