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 연구소, 지구 실존적 위기 보고서
“이번 세기가 인류가 역사상에 존재하는 마지막 세기일지 모른다.”
영국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 학자들이 금세기에 인류가 절멸에 이를 수 있다며 24일 정책 결정자들에게 관심을 요청했다.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는 ‘지구적 선결과제로서 실존적 위기’라는 연구보고서를 내고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더 악화되면 이번 세기가 인류 최후의 세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와 수학자, 철학자 등 다방면의 연구자들로 이뤄진 연구진이 인류 종말을 초래할 위험요소로 짚은 것은 전염병이나 자연재해가 아니다. 소행성 충돌과 초대형 화산 분출, 핵전쟁도 대규모 파괴를 가져올 수 있지만 인류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들이 진실로 걱정하는 것은 새로운 차원에 진입한 기술 발전이다.
합성생물학과 나노기술, 기계지능은 예측할 수 없는 영역으로 빠르게 향하고 있다. 합성생물학은 생물학에 공학을 결합해 자연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설계·제작하는 학문이다.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에서 분자진화학을 연구하고 있는 숀 오헤이지아태이는 BBC방송에 “연구자들이 해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한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항상 의도치 않게 해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대 ‘실존적 위기 프로젝트’ 연구진도 기술 발전이 곧 멸종 수준의 위기를 인류에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핵심은 기계지능이다. 이들은 기계의 인공지능이 발달해 어느 순간 기하급수적으로 스스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가는 ‘지능폭발’의 순간이 올 것으로 본다.
휴 프라이스 철학 교수는 “(지능폭발로) 초지능기계 혹은 인공보편지능이 탄생하는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순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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