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산채지가』는 전라감사였던 이서구(李書九, 1754∼1825)* 선생이 저술했다는 설이 있으나, 내용상으로 보면 그 뒤에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언문가사 형식의 이 비결은 <남조선(南朝鮮) 뱃노래>, <초당(草堂)의 봄꿈>, <달노래>, <칠월식과(七月食瓜)>, <남강철교(南江鐵橋)>, <춘산(春山)노인 이야기> 등 6편으로 되어 있다. 비록 짤막한 가사형식의 글이지만, 개벽시대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교훈적인 삶의 지침과 인류구원의 비의(秘意)를, 풍자와 해학을 곁들인 유려한 문학적 필치로 전해 주고 있다. |
"석문부자(石門父子) 일부자(一夫子)는 자세자세 일렀으니 개벽이치 불원(不遠)함은 대성인의 행위로다. 수조남천(須照南遷)하올 적에 수석북지(須昔北地) 되는구나. 북극통개(北極通開) 삼천리요 남해개벽(南海開闢) 칠천리라." (초당의 봄꿈)
"서출양관(西出兩關) 무고인(無古人)은 한번 가면 못 오나니 타향타도(他鄕他道) 가지 마라. 만국성진(萬國腥塵) 일어날 제 다시 오기 어렵도다. (남강철교) |
김일부 대성사가 선포한 『정역』의 개벽이치가 실현될 날이 멀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천지의 운행이 변하여 지구의 적도와 남북극에 대변화가 일어날 때는, 북극은 3천 리가 열리고 남해 쪽으로는 7천 리의 땅이 열린다고 전한다. 신서(神書)를 대필한 저자는 이러한 대변국의 시기를 당하여 조국을 떠나지 말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무지한 창생들아 오천만신(汚天瞞神) 부디 마라. 선천도수 어찌하여 선악구별 혼잡해서 소인도장 되었으니 군자도소(君子道消) 되었던가.
악한 자도 복을 받고 착한 자도 화를 당하네. 후천운수 개벽할 때 선악구별 가릴 적에 신목여뢰(神目如雷) 무섭더라. 암실기심(暗室欺心)하지 마라.
네 몸에 지은 죄는 네 몸에 그칠 것이요, 네 몸에 닦은 공덕 네 몸에 복록이라." (남조선 뱃노래)
"혈기 믿는 저 사람아 허화난동(虛火亂動) 조심하고 척신난동(慽神亂動) 되었으니 척신(慽神)받아 넘어간다. 남북풍(南北風)이 일어나니 만국성진(萬國腥塵)이 되었구나." (초당의 봄꿈) |
가장 기본적인 인간 심판 내용은 척신에 의한 것임을 경계하고 있다. 남을 억울하게 했을 때, 원한을 품고 죽은 사람이 척신이 되어 모든 공덕과 죄업을 최종적으로 심판받는 개벽철에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하여 일시에 대발할 것이니, 부디 척을 짓지 말고 덕을 베며 살라고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천황지황(天皇地皇) 개벽 후에 인황시대(人皇時代) 언제런고. 반고인(盤古人)이 지낸 후에 삼황시대(三皇時代) 이때로다.
삼황시대 지낸 후에 오제건곤(五帝乾坤) 어느 땐고. 오제건곤(五帝乾坤) 지나가고 왕패시대(王覇時代) 되었구나. 왕패시대 지나가고 이적(夷狄) 운수로다. 이적운수 지나가고 금수운이 이 때로다.
개벽 이후 몇만 년에 금수시대(禽獸時代) 당했구나. 금수생활 저 사람아 정신차려 생각하소." (춘산노인 이야기) |
"이팔청춘(二八靑春) 소년들아 허송세월 부디 마라. 과학인지 문학인지 금세풍속(今世風俗) 괴이하다. 하늘 쓰고 도리도니 마음대로 뛰는구나. 효자 충신 다 버리고 시속개명(時俗開明) 말을 하네.
똑똑하고 잘난 체로 주제넘게 배웠던가, 미신타파 한다 하고 천지신명 무시하네.
저의 부모 몰랐으니 남의 부모 어이 알리. 저의 선영(先靈) 다 버리고 남의 조상 어이 알리.
더벅머리 홀태바지 비틀거려 걷는 양은 서양문명 이러한가, 동양문명 이러한가. 고래의관(古來衣冠) 보게 되면 손질하고 욕을 한다." (초당의 봄꿈)
"천상공덕(天上功德) 선령신(先靈神)들 자손찾아 내려올 제 춤추고 노래하며 나를 보고 반가와서 적선(積善)일네 적선일네, 만대영화(萬代榮華) 적선일네.
"백조일손(百祖一孫) 그 가운데 자손줄을 찾아가니 어떤 사람 이러하고 어떤 사람 저러한고. 자손줄이 떨어지면 선령신도 멸망된다. 희희낙락 기뻐할 제 한모퉁이 통곡이라 뼈도 없고 싹도 없다. 영혼인들 있을쏘냐." (달노래)
"선령신을 잊지 말고 부모공경 지극하라. 불효불충 저 사람이 장래희망 볼까보냐." (춘산노인 이야기) |
천상의 백 명 조상 가운데 불과 한 명의 자손만이 구원받아 가을우주의 열매로 여문다는 강력한 경고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지상의 자손인 내가 구원받지 못하면 천상의 조상도 구원의 대열에서 탈락되는 인신(人神)의 개벽기이므로, 부디 선령신을 잘 섬기고 근본이 왜곡된 서양 종교에 물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선천비결(先天秘訣) 믿지 말라. 선천비결 믿다가는 귀지허사(歸之虛事) 되리로다. 대성인(大聖人)의 행(行)이신가 천지 도수 바뀌었으니 귀신도 난측(難測)커든 사람이야 어찌하리. 아무리 안다 해도 도인 외에 뉘 알쏘냐." (초당의 봄꿈) |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지상에 강세하시는 미륵 천주님이 이제까지의 천상과 지상의 운로를 전혀 새롭게 개벽해 놓으셨기 때문에, 다가오는 대개벽 세계의 운수는 귀신도 알 수 없고 오직 그 분이 열어주는 판 밖의 새 진리를 잘 믿는 도인만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운(否運)이 태운(泰運)되니 무극운(無極運)이 열렸구나. 쇠병사장 없어지니 불로불사 선경(仙境)일세. 유불선이 합석(合席)하니 삼인일석(三人一夕) 닥쳤어라.
여름도수 지나가고 추분도수 닥쳤으니 천지절후 개정(改正)할 때 오장육부 환장(換腸)이라. 수토(水土) 복통 앓을 적에 임사호천(臨死呼天) 급하더라. 구년 홍수 몰아드니 몸돌릴 틈 없었구나." (칠월식과) |
"지성발원(至誠發願) 다시 해서 구천(九天)에 호소했더니 해원문이 열렸구나. 모악산(母岳山) 돌아들 때 성부 성자 성신 만나 무량도(無量道)를 닦아내니 미륵전(彌勒殿)이 높았구나." (남조선 뱃노래)
"희역(羲易)이 주역(周易)되니 음양난산시대(陰陽難散時代)로다. 중니 여래(仲尼如來) 시위(侍位)하고 영웅호걸 도위(道位)로다. 선천운수 지나가고 후천운수 돌아오네. 인존시대(人尊時代) 되었으니 주역이 정역(正易) 된다.
지천태괘(地天泰卦) 되었으니 금신사명(金神司命) 하실 적에 가을 가을 노래하니 추분도수 되었구나. 신유금풍(申酉金風) 찬바람에 만물 성숙 되었구나.
초복 중복(初伏中伏) 다 지내고 말복운(末伏運)이 이 때로다. 곤남건북(坤南乾北) 하올 적에 간동태서(艮東兌西) 되었구나." (칠월식과) |
노스트라다무스(서풍)나 남사고의 예언(서신사명), 요한계시록의 내용과 같이 <춘산채지가>에서도 서신(西神)을 우주 원리적인 표현으로 금신(金神)으로 말하고 있다. 또 지금의 대개벽의 시운을 지구의 일년에 비유하면 말복(末伏)의 시기로서 최고의 분열기라고 전하고 있다.
원촌(遠村)에 닭이 우니 태극성(太極星)이 비쳤구나. 개가 짖고 날이 새니 각자 귀가(歸家) 하는구나. (초당의 봄꿈)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남조선 배 띄워라.… 제일강산(第一江山) 돛대로서 도사공이 누구신고. 세계동란(世界動亂) 하실 적에 전원수(全元帥)가 이 아닌가.
… 많고 많은 저 사람에 누구누구 모였던고. 주중지인(舟中之人) 많은 친구 수도수덕(修道修德) 하였던가. 일심공부(一心工夫) 하올 적에 이 배 타기 소원일네.… 어렵더라 어렵더라 이 배 타기 어렵더라. (남조선 뱃노래) |
"부(富)하고 귀(貴)한 사람 장래는 빈천(貧賤)이요, 빈(貧)하고 천(賤)한 사람 오는 세상 부귀로다." (남강철교)
"백발노인 청춘되고 백발노구(白髮老軀) 소부(少婦)되어 흰 머리가 검어지고 굽은 허리곧아져서 환골탈태(換骨奪胎) 되었으니 선풍도골(仙風道骨) 완연(完然)하다." (남조선 뱃노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