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천지대자연, 즉 우주에 대한 탐구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증산도에서는, 초목이 지구일년을 주기로 탄생하고 결실을 맺듯 인간 문명 역시 우주일년이라는 큰 틀 속에서 탄생, 성장하여 결실을 맺는다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우주일년이란 무엇인가? ’에대해 증산도 교육위원이신 노상균 교무종감을 모시고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증산도 진리의 구성틀 Q. 증산도 진리의 전체 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증산도 진리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이·신·사(理神事)라고 말합니다.‘ 이(理)’는 쉽게 말하면 이치, 이법을 말합니다. 그리고‘신(神)’이라는 것은 신도세계, 신명계를 말하는 것이고,‘ 사(事)’라는 것은 인사(人事) 곧 인간의 현실 역사를 말합니다. 증산도 진리는 이 세 가지를 다 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사 문제를 풀고자 하는 데에 주된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 인간 삶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 이것이 결론이라는 겁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먼저 이법, 자연섭리를 떠나 생각할 수 없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자연섭리는 자연섭리대로 둥글어가는 것이고,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로 전개되는 것 아니냐. 이 둘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증산도의 최고 지도자이신 안운산 종도사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해주십니다. “자연섭리와 인간의 역사라는 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자연섭리가 성숙함에 따라서 인간의 역사도 발전해간다.”고 말이죠. 자연 섭리는 천리(天理) 즉 하늘의 이치입니다. 즉, 천리가 나아감에 따라서 인간의 역사도 함께 둥글어간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자연섭리가 전개되어 갈 때, 신도(神道)가 개입하게 됩니다. 이를 신도 법칙이라고도 말합니다. 신명계(神明界)라고 하면, 이것은 우리 인간의 눈에 보이는 세계 이면에 있는 신의 세계, 영의 세계를 말하는 것인데, 대개는 인간이 죽어서 가는 사후세계를 말하기도 합니다. 이 신도의 개입을 통해 천리가 인간 세상에 그대로 투영되어 인사(人事)로 펼쳐진다는 것이 증산도 진리의 기본틀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연섭리란? Q. 그러면 증산도에서 말하는 자연섭리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입니까? 증산 상제님과 태모 고수부님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증산도 도전』을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우주의 순환 이치를 알아야 이 길을 찾을 수 있느니라.”(태모 고수부님 말씀, 道典11:122:4) 그리고 증산 상제님께서는“내가 천지를 주재하여 다스리되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이치를 쓰나니 이것을 일러 무위이화라 하느니라.”(道典4:58:4)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기서‘순환’이라는 말과‘생장염장’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이 생장염장의 이법이 바로 자연섭리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 생(生)’은 낳는다는 것이고, ‘장(長)’은 성장하는 것을 말하죠. 그리고‘염(斂)’자는 거둔다 수렴한다는 의미고, ‘장(藏)’이라는 것은 저장한다 쉰다 휴식한다는 뜻입니다. 결국 이 대자연 섭리의 핵심을 요약하면, 생장염장의 네 박자 순환운동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생장염장의 섭리에 따라 인간의 삶도 전개가 됩니다. 인생살이의 기본 단위인 하루를 놓고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생’에 해당되는 단계가 아침이죠. 아침이면 누구나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 다음에‘장’의 단계가 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점심 무렵까지 열심히 하루 생활을 해 갑니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면‘염’의 정신에 의해 하루 생활을 마무리짓게 되죠. 그리고 나서 밤이 되면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는‘장’의 단계를 맞습니다. 그렇게 기운을 축적한 뒤엔 또 아침을 맞으며 새로운 하루 생활을 출발합니다. 모든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이렇듯 생장염장으로 순환하는 이법을 따라서 순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녀노유, 동서고금에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삶의 내용이야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틀 자체는 이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모이면 한 달이 되는데, 한 달의 리듬도 크게 4주로 이루어져 생장염장으로 흘러가죠. 또 한 달이 열두 번 모이면 일년이 됩니다. 지구 일년도 봄-여름-가을-겨울의 생장염장으로 이뤄집니다. 봄에는 새싹을 틔우고[생生], 여름에는 길러내고[장長],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고[염斂], 겨울이 되면 초목도 휴식을 취하죠[장藏]. 그리고 다음 해가 되면 또 생장염장의 변화를 반복합니다. 나아가 사람의 인생도 유아기-청년기-장년기-노년기로 구분되어 역시 생장염장의 틀 속에서 전개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29,600년의 우주일년 Q. 우리가 살고 있는 하루, 지구 일년, 나아가 인간의 삶도 생장염장의 틀로 순환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러면 생장염장으로 돌아가는 더 큰 변화의 주기도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증산도에서는 지구 일년이나 인간의 일생뿐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주기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증산도의 진리는 바로 인간의 역사, 곧 인류 문명의 변천도 이 생장염장의 틀에 따라 전개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주의 일년, 또는 천지의 일년이라고 부르는데, 이 대자연과 인류 문명이 생장염장의 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증산도에서는 이를 쉬운 표현으로 천지의 봄-여름-가을-겨울이라고 부릅니다. 천지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한바퀴 순환하는 시간은 지구의 년수를 기준으로 12만 9600년이 걸립니다. 먼저 천지의 봄철은 천지가 지구 위에 인간을 낳는 때입니다. 이를 화생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 처음 인류 역사가 태동, 출발이 됩니다. 그리고 여름철에는 인류의 문명이 분열·성장을 했다가 그 다음 천지의 가을철이 되면 지구상에 성숙한 결실문명, 열매문명이 조성됩니다. 그 뒤에는 천지의 겨울철을 맞이해 만물이 휴식을 취하게 되고, 이듬해 새봄이 되면 인류 문명의 한 주기가 생장염장의 리듬을 따라 다시 펼쳐지게 됩니다.
| 우주일년의 과학적 근거 Q. 129,600년에 달하는 우주의 일년이 있다는 것은 백 년도 못사는 인간들에게는 선듯 공감하기 어려운 얘기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이해할 만한 좀더 객관적인 근거가 있을까요? 물론 인간이 12만 9600년을 주기로 전개되는 천지 사계절 변화를 모두 경험해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천지간의 크고 작은 모든 변화가 생장염장으로 순환무궁한다는 것을 깨치면, 12만 9600년의 우주일년도 유추해 볼 수가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믿음의 문제라기보다는 앎의 문제죠. 하지만 굳이 우주일년의 대변화 운동을 말해주는 관련자료를 말씀드린다면, 과학적으로 밝혀진 몇가지 근거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먼저 빙하기의 주기적인 도래를 예로 들 수가 있는데요. 최근 과학자들은 남극대륙에서 빙하기둥을 뽑아내어 지난 일백만년 동안 이 지구상에 약 7~8회의 빙하기가 왔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빙하기가 찾아오는 주기는 대략 12만년~13만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빙하기는 바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휴식을 취하는 우주의 겨울철에 해당하는 시간대로서, 12만 9600년의 우주일년의 시간주기와 거의 일치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네이쳐>라고 하는 과학잡지에는 헝가리의 푸라 분화구에 쌓인 꽃가루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실렸는데 그 내용 중에는 124,000년을 주기로 지구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아직은 과학이 발전 단계에 있기 때문에 우주년을 정확하게 규명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근사치까지는 접근하여 우주년의 주기성을 밝혀내고 있는 것입니다.
| 지금은 하추교역기 Q. 지구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것처럼 우주년에도 사계절 변화가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인류가 살고 있는 때는 우주년의 어느 계절에 해당합니까? 사람은 누구나 지상에 태어나면 우주일년 중 한 철을 살게 됩니다. 그런데 자기가 살고있는 시대가 어느 때인가 라는 것을 알고 살기는 쉽지 않죠. 증산도의 진리는 이것까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번 쉽게 생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천지의 사계절 중 겨울철은 빙하기에 해당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 지금이 빙하시대가 아니므로 우주의 겨울철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천지의 봄철은 어떨까요? 봄철은 빙하기가 끝난 뒤, 인간이 출현하면서 인류 역사가 출발점을 맞는 때입니다. 인류가 역사를 개척하기 시작하는 시원(始原)문명시대인 셈인데 지금을 그 시기로 보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 지금은 과연 어느 때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은 우주의 여름철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천지의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바뀌려고 하는 환절기에 놓여 있습니다. 여름과 가을이 바뀐다는 의미로 이 때를‘하추교역기(夏秋交易期)’라고도 하고, ‘가을이 열리는 때’라는 의미로‘가을 개벽기(開闢期)’라고도 얘기를 합니다. 또 천지의 봄·여름철을 선천(先天)이라 하고, 가을·겨울철을 후천(後天)이라고 하는데, 선천이 끝나고 후천이 열리는 때라는 의미로‘후천 개벽기’라고도 말합니다. 한마디로 우주의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간대에 오늘날의 지구촌 65억 인류가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추교역기의 증거들 Q. 지금이 우주일년 중에서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열리는 때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이 우주의 여름철이라는 것, 그리고 가을로 들어서는 때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쉽게 지구 일년을 놓고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더위와 추위라고 하는 기후변화를 통해 계절을 인식하게 됩니다. 우주년의 변화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지구일년과 우주일년 공히 생장염장의 법칙 하에 흘러가므로, 우주일년의 경우 계절변화의 징후가 인간 문명의 차원에서 나타나게 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지금은 천지의 여름철이다.’라고 말할 때 그 증표로는 첫째‘지구 온난화’를 들 수가 있습니다. 온난화라는 건 지구가 더워진다는 것 아닙니까? 뉴스에서도 ‘올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다.’는 얘기가 나오고, 과학자들은 지구의 평균 기온이 많이 오른 것을 우려합니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급속히 녹아내리고, 그로 인해 대홍수 등의 자연재앙이 우려된다는 거죠. 빙하가 녹는다는 건무엇을 말합니까? 바로 지금 시간대가 천지 겨울철의 빙하기, 즉 결빙기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해빙기에 와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이 여름철 중에서도 시작인지, 가운데인지, 끝자락인지를 어떻게 아느냐? 충분히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선 여름철은 분열의 기운이 점점 증대되는 과정입니다. 나무로 치면 계속 가지를 뻗어가는 과정이죠. 이러한 분열기운이 극대화 되어가는 징후를 우리는 사회문화적인 현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바로 폭발적인 인구증가입니다. 과거 수천년 동안 지구상의 인구는 1억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200년 사이 70억에 육박하는 인구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가장 극적인 분열의 모습입니다. 또 학문이나 지식산업 분야를 봐도 끊임없이 전문화되고 분열돼 가는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한 명의 의사가 모든 병을 다 다뤘죠. 하지만 오늘날은 내과 외과 이비인후과 치과가 있고, 외과도 흉부외과 정형외과 등 별의별 분과로 다 나눠지죠. 바로 이런 예들이 여름철 말을 대변하는 극단적인 분열의 모습인 겁니다. 한편 가을은 분열을 멈추고 통일·수렴으로 접어드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때는‘분열의 모습’과 함께‘통일의 조짐’도 동시에 나타나게 됩니다. 마치 늦여름이 되면 낮에는 뜨겁지만, 이른 새벽과 밤에는 선선한 공기가 불어오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는 여름의 기운과 가을의 기운이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지구촌이 동양과 서양으로 나눠지고, 또 나라마다 나눠져서 각자의 지역 문화권을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접한 여러 나라가 뭉쳐 경제 블록을 형성하는가 하면, 지구상에 200여개가 넘는 국가가 있지만, 그것을 하나로 묶으려는 유엔이라는 기구도 생겨났죠. 동양과 서양이 어우러져 말 그대로 하나의 지구촌 시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가을을 앞두고 드리워지는 통일의 상입니다.
| 오늘날 분열과 통일의 상을 동시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예가 바로 인터넷 문화입니다. 정보가 끊임없이 세분화, 전문화되며 분열되는 시대지만, 또한 인터넷을 통해서 수 만가지 정보가 모이고 또 사이버 공간을 통해 세계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모습은 통일의 상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분열과 통일의 기운이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지금이 천지의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바뀌는 하추교역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선천과 후천 Q. 앞서 우주일년을 설명하시는 내용 가운데 봄·여름을 선천, 가을·겨울을 후천이라고 표현을 하셨습니다. 선천과 후천에 관해 좀 더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에서 크게 묶어 천지의 봄·여름철 양의 과정을 선천, 가을·겨울 음의 과정을 후천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천은 양의 시대로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시대가 펼쳐집니다. 억음존양, 음을 누루고 양을 높인다는 말이죠. 이것은 지축의 경사에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지축이 똑바로 서 있으면 정음정양(正陰正陽)이 되지만, 지축이 오른쪽으로 기울면 양 기운이 많아집니다. 이를 우주원리로는 삼양이음(三陽二陰)이라고 하는데, 양은 삼(三), 음은 이(二)가 되어 양 기운이 하나가 많은 것을 말합니다. 이로 인해 인간사회에는 양의 기질이 강한 남성중심의 사회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후천이 되면 지축이 똑바로 서면서 음과 양의 기운이 대등해지는 정음정양의 시대가 펼쳐집니다. 이 선천과 후천의 특징을 규정짓는 가장 대표적인 말이 바로 상극(相克)과 상생(相生)입니다. 선천은 상극시대고 후천은 상생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봄·여름의 상극시대를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생의 시대가 열립니다. 증산도에서는 바로 이것을 두고 상생의 시대가 온다. 상생의 세상이 열린다고 역설합니다. 상극과 원한 Q. 상생이란 말은 요즘 흔히 쓰는 용어라서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 상극이란 말은 좀 생소하게 들립니다. 상극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학계나 정치계, 경제계, 문화계 등에서 모두가 상생을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 상생이 정확히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이 상생문화의 원적지, 상생의 이념을 처음 제창하신 분이 바로 강증산 상제님입니다. 곧 증산도가 상생문화의 뿌리이고, 상생문화의 원적지인 것이죠. 그러면 상생은 뭐고 상극은 뭐냐? 기본적으로 음양오행학에서 상생과 상극원리를 이야기합니다. 천지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오행 순환으로 돌아가는데, 그 변화과정에서 상생의 관계나 상극의 관계가 성립된다고 이야기를 하죠. 하지만 증산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상생과 상극은 그런 이법적, 원리적인 차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천지의 봄·여름과 가을·겨울, 즉 선천과 후천을 지배하는 인간 삶의 원리, 문명의 틀로서 상생·상극을 말씀해 주신 겁니다. 먼저 상극(相克)이란 말 그대로 서로 극한다, 투쟁한다, 대립한다는 뜻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천은 상극(相克)의 운(運)이라. 상극의 이치가 인간과 만물을 맡아 하늘과 땅에 전란(戰亂)이 그칠 새 없었나니…”(道典2:17:1∼2) 곧 상극의 이치로 인해 인간 세상에 전쟁의 역사가 펼쳐졌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이 상극은 어디서부터 기인되는 것이냐? 바로 앞에서 말씀드린 삼양이음으로 부조화된 천지환경의 영향으로 생기는 것이 상극의 운입니다. 또 이어지는 상제님의 말씀은“그리하여 천하를 원한으로 가득 채우므로 이제 이 상극의 운을 끝맺으려 하매 큰 화액(禍厄)이 함께 일어나서 인간 세상이 멸망당하게 되었느니라.”(道典2:17:3∼4)고 하십니다. 이 말씀에서 원한(寃恨)의 문제가 언급 되고 있습니다. 원한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무릇 사람이란 욕구충족의 존재입니다. 누구나 인생으로 태어나서 잘 살아보겠다는 욕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음양부조화의 불균형이 낳은 상극의 틀 속에서 결국 자신의 욕구와 욕망은 좌절되고 말죠. 전쟁이 나서 죽게 된다든지, 누구에게 배신을 당한다든지, 쓰라린 실패를 한다든지 하면서 천상 신명계에 가서도 해소되지 않는 원과 한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선천 상극의 운수로 인해 투쟁과 대립의 역사가 펼쳐졌고, 그로 인해 오늘날 천지간에는 결국 원(寃)과 한(恨)이 가득차 폭발할 지경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해원을 통해 상생으로 Q. 전쟁을 비롯한 인류사의 참화가 모두 선천의 상극 질서 때문에 빚어졌다고 말씀해주고 계시군요.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누적된 원한들을 해결하거나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겁니까?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 바로 이 원과 한을 푸는 해원(解寃)의 이념입니다. 그리고 이 해원을 통해서 비로소 인류는 상생의 시대로 나아가게 됩니다. 마음속에 상대방에 대한 적대심과 적의가 있고 보복심이 있는데 말로만 상생이 될 수 있겠습니까? 맺히고 응어리진 것들이 풀리고 해소되어야만 상생도 가능해집니다. 선천 오만년 동안 상극의 시운에 갇혀 살면서 지상을 다녀갔던 모든 인간과 신명들은 천추의 원과 한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 쌓인 원한이 여름철 말기가 되면 살기로 터져 나옵니다. 참혹한 전쟁, 재앙, 전염병 등의 참화들이 그로 인해 빚어진 것이지요. 이 땅에 다녀가신 증산 상제님은 바로 이 원한을 풀기 위해 해원의 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증산 상제님께서 해원을 통해 새 세상을 여는 모든 과정을‘천지공사(天地公事)’라고 부릅니다. 요즘에 너도나도 상생을 부르짖습니다. 정치판에서는 상생의 정치, 경제계에서는 상생의 노사관계, 도시와 농촌도 상생의 도농관계, 이런 말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해원의 이념을 모른다면 이것은 모두 공허한 구호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상생의 세상은 해원이 전제될 때만 실현가능한 것입니다. 우주일년의 목적 Q. 상생과 더불어 해원에 대한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그러면 다시 우주일년에 대한 문제로 돌아가서, 과연 우주일년의 순환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이 세상을 왔다간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의 목적,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물었습니다. 또 역사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역사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천지의 목적을 제대로 안 이는 없었습니다. 증산 상제님의 진리를 깨치면 그 의문을 풀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우주일년의 가르침 속에 그 해답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구 일년이라는 것은 초목 농사를 짓는 주기이고, 우주일년이라는 것은 인간 농사를 짓는 주기이다.”초목농사라면, 지구 일년 사계절에서 농부가 때에 맞춰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철에 길러서, 가을에 거두는 것을 말하죠. 그와 마찬가지로 천지의 사계절 변화과정은 우주를 주재하는 상제님께서 인간을 낳고 길러 거두시는 과정인 것입니다. 천지 봄철에 탄생한 인류 문명이 여름철 끝까지 분열 성장을 했다가, 가을에 가서는 지구촌 일가문명, 세계 일가문명, 결실 문명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도 하나님의 온전한 진리와 도법을 받아내려 성숙, 완성된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죠. 이것이 바로 우주일년의 목적인 것입니다. 하추교역기의 중요성 Q. 앞에서 지금이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때라는 것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지금 이 때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구 일년 초목 농사에서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바뀔 때는 농부가 직접 추수를 하러 나가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천지의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바뀔 때는 상제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오시게 됩니다. 가을에 농부가 가을걷이를 하듯, 우주일년 인간농사에서도 하나님이 오셔서 인간 생명을 거두는 가을걷이를 하시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주재하기 위해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오시게 됩니다. 가을철 문명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봄 여름철 상극 세상이 가을철 상생의 세상으로 저절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상제님께서 오셔서 그 과정을 다리 놓아주십니다. 바로 이 때는 인간추수를 위해 절대자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오시는 때입니다. 그리고 가을철에 오신 바로 그 하나님의 진리를 만나야만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인간의 몸으로 오시는 상제님을 상제님의 가르침, 그 진리가 바로 증산도입니다. 이 때는 모든 인류가 증산 상제님의 열매 진리를 만나서 자신을 성숙시키고 결실해야 되는 중요한 때입니다. 꼭 상제님의 진리와 인연을 맺으시고 후천의 상생의 세상으로 나아가시길 기도 드립니다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8.05월호 | |